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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모음

그땐 그랬지

시리도록 추운 날씨에 어깨를 움추리고 걸어가는 시간.
제과점에서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 맞춰 절로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
이 노래가 어느 시절에 부르던 노래인지 생각을 이어가던 중 엉뚱한 추억이 생각났다.
1995년,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MP3가 아닌, CD 또는 테이프를 통해 음악을 듣는 시절이었다.
나는 일요일 오후 12시에 방송하는 '허수경의 정오의 희망곡' 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즐겨 들었다. 
한 주동안의 음반 판매량과 방송 횟수를 종합하여 순위를 정하고, 노래를 들려주는 방송이었다.
2시간 분량의 공 테이프를 준비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갖춘다. 그리곤 이어폰을 몰래 귀에 가져간다.
중요한 건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적마다 라디오에 녹음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녹음한 2시간 분량의 테이프는 1주일 동안 내 워크맨 속에서 무한 반복되곤 했다.
공 테이프에 좋아하는 노래를 담으면서 나만의 테이프를 만드는 재미에 푹빠져 살았던 시절.
길거리에서 들었던 노래를 생각하다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고 말았다.
누구의 노래 가사처럼.. 그땐 그랬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