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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틈은 있다. 질긴 종이라 할지라도 한 방울의 물에 찢어지기 쉬우며, 두꺼운 유리라 할지라도 작은 돌멩이 하나에 조각나 버린다. 단단한 나무도 작은 벌레에 의해 속으로 곪아가곤 한다. 튼튼하며 거대한 비행기라 할지라도 작은 빗방울에 힘들어 하고, 일상을 담는 카메라는 작은 빛 한줄기에 그 일상을 놓치곤 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나를 비롯한 그들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돈, 가족, 친구, 직장, 사랑, 죽음, 아픔.. 어딘지 모를 내 안의 틈이 조금씩 벌어지는 것 같다. 새로움은 항상 틈에서 생긴다. 더보기
날이 밝았어 얼마만의 시간일까? 비 내리는 풍경의 창밖 소리와 나즈막히 들려오는 노래 소리. 아프지도 않은 고무줄 총에 잔득 겁을 먹고 움찔했던 것처럼 앞선 두려움에 같은 생각만 반복하곤 한다.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창밖의 도로엔 자동차가 지나간다. 도대체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차가 지나가는 것일지 궁금도 하지만, 비내리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썩 어울리던 밤이었다. 예민해진 신경으로 내 주변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시계에서 시작해 선풍기와 컴퓨터. 창밖 장마 소리까지. 내가 원하는 소리만 듣던 순간과는 너무나도 다른 다양한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세상은 언제나 시끄럽고, 그 시끄러엔 나름의 조화가 있다. 단지 내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만 보려고 애쓸 뿐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더보기
일상 하루하루를 지탱하게 해주는 소중한 것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보다는 달콤하고 시원한 주스가 좋다. 투명 유리컵에 담겨있는 노란 모습은 보는 순간부터 내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끄적끄적 부담없이 적을 수 있는 낙서가 좋다. 맞춤법, 띄어쓰기, 어법에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낙서가 좋다. 생각나는 사람에게 자연스리 편지를 쓰게 되는 낙서의 즐거움은 가방 속을 굴러 다니는 노랑 볼펜과 종이 위에 언제든 표현할 수 있는 편안함이다. 길을 걷거나 멈춰 있는 시간에 나의 친구가 되어 주는 녀석이 있다. 다양한 목소리와 연주로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즐겁게 해주고, 더 슬프게 해주는 예민한 녀석. 노래는 내 삶을 더욱 섬세하게 만들어 주는 보너스 같은 녀석이다. 소중한 이의 소식.. 더보기
조심스리 셔터를 눌렀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한가롭게 흔들리는 비둘기와 반가운 파라솔. 쨍한 햇살을 즐기는 듯한 여유로움이 좋았다. 살짝 담기 위해 조심스리 셔터를 눌렀다. 더보기
밤, 바닷가, 맥주, 폭죽 바닷가, 맥주, 폭죽.. 꿈에서 깨어날 시간. '펑!' 더보기
더워라.. 햇살이 너무도 뜨거운 하루.. 여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하곤 합니다. 올만에 카메라 들고 신나게 걸었던 순간... 헥헥.. 더보기
있을까? "언제쯤이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천천히 생각해봐요"라고 유키코는 한숨을 쉬고 나서 말했다. "기다릴 테니까. 괜찮으니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서 결정해요." 그날 밤부터 나는 거실 소파에 이불을 깔고 잤다. 아이들이 이따금 한밤중에 일어나 내게 와서 왜 아빠는 이런 데서 자고 있는거야, 하고 물었다. 아빠는 요즘 들어 코를 많이 골아서, 당분간 엄마와 다른 방에서 자기로 했단다, 그러지 않으면 엄마가 잠을 못 자니까 말이야, 하고 나는 설명했다. 두 딸 중 한 명이 내 이불 속으로 파고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난 소파 위에서 딸아이를 꼭 껴안았다. 이따금씩 침실에서 유키코가 울고 있는 소리가 들려올 때도 있었다. 나라는 녀석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1년에.. 더보기
낙서 무료한 화요일 오전. 주인이 있든, 없든 아무렇지 않은 도도한 고양이처럼 꼿꼿한 자세로 한껏 거드름 피며 푸른 잔디가 넘치는 공원을 산책하고 싶다. 야옹~ 더보기